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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는 벌써 눈이 쌓이기 시작한 12월입니다.
차가운 공기 탓인지 따뜻한 오븐의 온기가 더욱 간절해지는 계절이기도 하죠. 오늘은 오븐을 켜기 전, 잠시 냉장고 깊숙한 곳의 이야기를 꺼내보려 합니다.
여러분, 혹시 냉장고 정리를 하다가 구석에서 잊고 있었던 된장 통을 발견하고 당황하신 적 없으신가요? 분명 처음 샀을 땐 고운 황토빛이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마치 춘장처럼 짙은 갈색, 심지어는 검은색에 가깝게 변해버린 된장 말예요.
냄새를 맡아보면 딱히 불쾌하거나 상한 냄새는 나지 않지만, 그 낯선 색깔 앞에서 우리는 망설이게 되죠.
"이거 유통기한이 지난 건 아닐까? 상하지는 않았을까?
우리 가족에게 먹여도 괜찮은 걸까?"
대개 검게 변한 식재료는 곧 '신선함의 상실'을 의미하곤 합니다. 하지만 일본, 특히 누룩(Koji)을 다루는 장인들의 시각은 조금 다릅니다. 일본의 마트에 가면 맑은 '시로 미소(백된장)'부터 시작해, 일부러 3년 이상 숙성시켜 검붉은 빛을 띠는 '핫초 미소'까지 다양한 색깔의 된장이 진열되어 있지요.

일본에서는 이렇게 검게 변한 된장을 두고 "상했다"고 하지 않고 "깊어졌다"고 표현합니다.
오늘 칼럼의 주제는 바로 이 "검은색의 비밀"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버리려 했던 그 검은 된장 속에 숨겨진 놀라운 과학적 원리, 그리고 그 속에 농축된 시간의 맛을 어떻게 건강한 베이킹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지. 그 흥미로운 여정을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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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Koji & Fermented Dessert Researcher / Creator
누룩과 발효의 가능성을 탐구하며, 비건디저트에 새로운 풍미와 균형을 제안합니다. 현재 홋카이도 우츠츠의 숲(Utsutsu no Mori)에서 누룩, 미소, 발효 디저트를 연구·제작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