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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룩 띄우는 게 얼핏 쉬워보이지만 좋은 누룩을 띄우는 게 어려운 이유는 변수가 굉장히 많기 때문입니다.
어떤 성질의 쌀을 쓸건지, 그 쌀을 얼마나 불리고 물기를 뺄건지, 균은 어떤 것을 쓰는 지, 냄비에 어느정도 채워, 어느정도의 화력으로 얼마나 찔 것인지, 이후의 공정온도컨트롤 등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는데요. 이미 이상적인 고두밥의 수분량과 제국온도대는 많은 연구를 통해 나와있습니다. 그러나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시간대로 온도가 잘 올라가는가 하면 생각보다 빨리, 혹은 느리게 온도가 올라가기도 하지요. 현재 일본에 나와있는 누룩연구들도 모든 쌀품종을 데이터로 정리한 것은 없기에, 써보면서 파악해나가야 합니다. 심지어 그것이 한국, 미국 등 다른나라의 품종이라면 더욱 차이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접근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만 일단 기본원리에 기반한 방법이라야 합니다.
가령 쌀을 불리는 과정도 그렇습니다. '이만큼 불리세요'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생산자 개인의 제시에 불과하며, '왜 그만큼 불리는지를 생산자가 알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방식에 있어서도 그렇습니다. 저희는 발효실에서 오래된 방식인 제국상자(모로부타)로 누룩을 띄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많이들 하시는 스테인리스 밧드로 하는 제국법에 관해서는 저희는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아마도 온도변화가 나무에 비해 급격할테니 결로컨트롤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할 뿐, 방법도 사용되는 도구도 다를 것입니다. 또 어떤 분들께서는 지퍼백에 누룩을 띄우시거나, 스티로폼 박스를 이용하시는 분도 계시지요. 그 방식들 또한 모로부타 제국법과는 방법이 다를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되었느냐,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기본 원리를 베이스로 사용하는 도구가 달라졌을 뿐, 원리는 같으니까요. 그러니 각자의 상황에 맞는 방식으로 누룩 띄우는 법을 배우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일본에서 띄우는 방법이 모로부타를 쓰는 방법일 뿐, 꼭 모로부타를 쓰셔야 할 필요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원리에 기반한 이야기이며, 따라서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원리부터 잘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더 나은 방법을 강구하면서도 원리에 대한 공부를 지속하는 것이 쌀누룩을 다루는 이들의 자세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께서 오늘도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누룩을 띄울 수 있을까 노력하고 계십니다.
누룩을 직접 띄우시는 분이라면 효소생성에 대해 큰 관심이 있으실텐데요. 일반적으로 흔히 '좋은 누룩'이라 부르는 기준 중 하나는 바로 쌀알 안쪽까지 균사가 잘 파고들었는가입니다. 이를 일본 양조학에서는 하제(破精)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그대로 읽어 파정이라고도 통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말입니다.
보통 쌀알 표면에만 곰팡이가 자라는 것은 하제가 좋지 못한 것이고, 균사가 곳곳에 잘 침투한 상태를 하제가 좋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누룩을 띄우는 많은 분들께서 하제마와리에 관해 어떻게 하면 잘 침투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누룩은 밥을 찌고 얼추 균을 뿌린 뒤 시간이 지나면 뭔가 곰팡이가 핀 듯 하니 얼핏 보면 성공한 것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후의 발효를 했을 때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쌀은 속까지 잘 불어있었는가, 잘 쪄졌는가, 균이 잘 침투했는가, 이후 발효조미료나 아마자케를 만들었을 때 단 맛이 제대로 나는가 등에 따라 질 좋은 누룩이 판가름나게 되지요.
물론 고두밥 이후의 공정들도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하나 없지만, 파정에 있어서는 균과 고두밥 이 두 가지가 큰 요인입니다. 고두밥만 잘 쪄서 될 것이 아니고 균만 효소력이 강한 것을 쓴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이를 잘 다룬 논문이 바로 오늘 소개드릴 논문인데요. 균에 관해서는 서론부터 시원한 답이 나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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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Koji & Fermented Dessert Researcher / Creator
누룩과 발효의 가능성을 탐구하며, 비건디저트에 새로운 풍미와 균형을 제안합니다. 현재 홋카이도 우츠츠의 숲(Utsutsu no Mori)에서 누룩, 미소, 발효 디저트를 연구·제작하고 있습니다.




